2026. 4. 4. 06:19ㆍ쿠팡 밀크런 달리자
드디어 쿠팡 집하 밀크런 기사 시작하고 첫 주말 휴무 받았어요. 연중무휴 느낌으로 돌다가 드디어 토요일이 제 걸로 온 거죠. 솔직히 말하면 아직 실감은 잘 안 나요. 아침에 눈 떠서 알람 없다는 거 확인하는 순간 괜히 찡했어요. 이게 뭐라고 싶으면서도, 몸이랑 마음이 동시에 풀리는 느낌이더라고요. 쉬는 날이 이렇게 달달했나 다시 알게 된 하루였어요.
쿠팡 택배 접고 집하로 넘어올 때 제일 크게 걸었던 기대가 있거든요. 몸 좀 편해보자. 밤 배송이랑 계단 오르내리기 덜 하고 싶어서였죠. 근데요, 진짜 솔직히 말하면, 왜 더 아픈 거 같죠 ㅋㅋ 하루 종일 운전하면서 쿠팡 집하처만 돌면 편할 줄 알았는데, 허리랑 어깨가 딱딱해져요. 예전엔 다리랑 무릎이 망가지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허리랑 목이 대신 고생하는 느낌이라서 살짝 당황 중이에요.
그래도 쿠팡 밀크런 자체는 매력이 있어요. 고정 노선이 딱 있으니까, 하루 루틴이 안정적이거든요. 몇 시에 어디 들렀다가 몇 시쯤 센터 들어가고, 이 흐름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택배 돌 때보다 확실히 덜한 느낌이에요. 집하처 사장님들이랑도 이제는 서로 얼굴 익히고 농담도 조금씩 하게 돼서, 사람 만나는 재미도 있고요. 쿠팡 시스템 안에서 그나마 내가 뭔가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랄까, 그런 뿌듯함 하나는 분명히 있어요.
오늘은 첫 주말 휴무니까 제대로 쉬어주자 싶어서, 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 커피 한 잔 들고 옷 대충 걸치고 바로 주차장으로 나갔어요. 쉬는 날인데 택배차 보러 가는 게 참… 그래도 기사님들 알죠. 차가 곧 내 사무실이고, 내 수입이고, 내 동료잖아요. 이번에 쿠팡 집하 시작하면서 큰맘 먹고 바꾼 저의 택배차, 현대 ST1 하이탑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차박이라도 나가야 할 것 같은 그 차 ㅎㅎ

원래는 봉고EV 저상탑 타고 쿠팡 배송 돌았거든요. 그때는 전기차라 기름값이 줄어서 좋았는데, 집하 쪽은 분위기가 좀 다르더라고요. 쿠팡 집하 선배 기사님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었어요. 밀크런은 탑 공간이 커야 장땡이다. 박스가 종류도 많고 파렛트로도 싣고, 한 바퀴 돌다 보면 뒤에 공간 꽉 채우는 날도 꽤 나오니까 작은 탑은 나중에 분명 후회한다는 거죠. 그 말이 너무 머리에 박혀서 결국 꽤 무리해서 ST1 하이탑으로 질렀어요.
차량 딱 받아서 처음 쿠팡 물류센터 들어갔을 때 기분이 아직도 생생해요. 높은 탑 안에 박스들 반듯하게 쌓여 있는 거 보는데, 아 이래서 다들 큰 탑 큰 탑 하는구나 싶었어요. 집하하다 보면 갑자기 쿠팡 측에서 긴급 물량 좀 더 실어달라고 할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 탑에 여유 공간 보이면 괜히 든든해요. 오늘 휴무라 세차장 가서 차 안이랑 밖이랑 싹 닦으면서 괜히 혼자 뿌듯해하고 있었어요. 나름 새 식구니까요.
그래도 몸은 솔직해요. 쿠팡 집하라고 해서 마냥 편한 건 절대 아니에요. 상하차할 때 허리 한 번 삐끗하면 바로 티 나고, 집하처마다 경사로나 좁은 골목 들어갈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요. 밀크런이라 시간표가 거의 정해져 있다 보니까, 중간에 막히면 뒤가 줄줄이 밀리는 것도 은근 스트레스고요. 예전에 택배 돌 때는 발이 아픈 대신 숨은 그래도 쉬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운전 내내 긴장하면서 허리랑 어깨로 버티는 느낌이라서,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하기가 애매해졌어요.
그래도 쿠팡에서 기사 휴무를 조금씩 챙겨주기 시작한 건 진짜 크죠. 예전 같았으면 이런 주말 휴무는 상상도 못 했을 거예요. 배송달력이니 뭐니 하면서 그래도 시스템 안에서 쉴 수 있는 날을 고를 수 있다는 게, 몸이 힘든 와중에도 버티게 해주는 포인트 같아요. 특히 명절 시즌 되면 물량 폭발해서 정신 없는데, 그 와중에도 교대 돌려가면서 기사 휴무 챙겨준다는 얘기 들으면, 쿠팡도 예전이랑은 조금 달라졌구나 싶고요.
오늘 같은 쉬는 날엔 그냥 누워서 넷플릭스만 보고 싶었는데, 막상 하루 종일 그러면 또 허리가 더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점심 먹고는 일부러 나가서 기사 친구 한 명 만나 카페에서 수다 떨었어요. 그 친구는 아직 동네 택배하고 있어서, 서로 서로 부럽다 힘들다 하면서 웃었어요. 걔는 쿠팡 로켓 배송 기사 할까 말까 고민 중이라, 제가 집하랑 밀크런 얘기 한참 해줬죠. 노선 고정인 건 좋고, 택배차는 탑 크게 가는 게 마음 편하고, 기사 휴무는 예전보단 확실히 낫고, 그래도 결국 몸은 어딘가 하나씩은 꼭 아프다… 이런 현실 토크요 ㅎㅎ
집에 돌아와서는 ST1 하이탑 사진 몇 장 찍어두고, 실내 구조도 한 번 더 손봤어요. 쿠팡 집하 특성상 박스 크기가 들쭉날쭉해서 그냥 막 싣다 보면 공간이 애매하게 비잖아요. 그래서 사이드에 조그만 선반이랑 벨트 몇 개 더 달아놨어요.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밀크런 돌 때 급정거해도 박스가 덜 움직이니까 훨씬 덜 정신없어요. 택배차 안이 정리돼 있으면 내 마음도 조금 정리되는 기분이라, 이런 날 손으로 뭐라도 만지작거리는 게 은근 힐링이에요.
사실 택배 그만두고 쿠팡 집하 시작할 때, 가장 컸던 걱정이 그거였어요. 과연 오래 버틸 수 있을까. 근데 지금은 생각이 살짝 달라졌어요. 이 일도 결국 리듬 찾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 기사 휴무 날엔 아예 일을 잊고 쉬어주는 용기도 필요하고요. 몸 편해보자고 시작했는데 왜 더 아픈 것 같냐고 투덜거리면서도, 막상 월급 들어오고 택배차 세차해놓고, 오늘처럼 주말 휴무에 글 쓰고 있으면, 그래도 나 나름 잘 하고 있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요.
쿠팡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나 앞으로 밀크런 생각하시는 분들, 다 비슷한 마음 아닐까 싶어요. 완전 편한 일은 아닌데, 그래도 나한테 맞는 방식으로 꾸준히 할 수 있는지 계속 시험 보는 느낌이잖아요. 저처럼 택배 접고 집하로 넘어온 분들도 있을 거고, 반대로 집하하다가 다시 배송으로 돌아가는 분들도 있고요. 딱 정답은 없지만, 이렇게 첫 주말 휴무 맞아서 택배차 사진 찍고, 하루 종일 천천히 쉬어보니까 하나는 알겠어요. 쉴 수 있을 때 제대로 쉬어두는 게 진짜 답이라는 거요.
오늘 밤은 알람 끄고 자려고요. 내일이면 또 새벽에 쿠팡 앱 켜서 코스 확인하고, ST1 하이탑 시동 걸고, 다시 집하 루틴 시작하겠죠. 그래도 이 하루 덕분에 다음 주를 버틸 힘이 조금은 더 채워진 느낌이라, 만족합니다. 같은 길 달리시는 기사님들, 우리 각자 자리에서 안전운전만은 꼭 지켜요. 몸 편해지려고 시작한 일이니까, 진짜로 몸 망가지지 않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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